'을의 눈물' 닦아주겠다던 공정위…갑질 신고하면 "법원가라"

10일 공정위 ‘사건처리 통계연보’에 따르면 공정위 사건 신고는 2017년 1531건, 2018년 1706건으로 급증하다 2019년 1508건으로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적극적으로 닦겠다’고 나서면서 민원이 폭증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배경에는 ‘각하제도’가 있다.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사무관이 전결로 ‘각하’를 하면 신고건으로 잡히지 않고 단순 ‘민원’으로 처리된다. 공정위에 들어오는 민원은 연간 4만~6만건으로 추정된다. A씨의 신고는 ‘민원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면서 없던 일이 된 것이다.

 

공정위는 왜 신고 건을 좀 더 따져보지 않고 재빠르게 각하 처리할까. 공정위는 민원 특성상 공정위가 처리할 수 없는 사안이 많다고 강조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체결된 사안의 경우 공정위가 뒤늦게 개입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면서 “결국 계약이 부당하게 체결되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모든 사안을 다 따지기는 인력과 시간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많은 사건,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을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따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에서는 공정위 조사 권한을 넘겨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가맹·대리점 분야 불공정 현안 간담회를 열고 “정부 차원의 조사가 어렵다면 시도에 조사처분권 일부를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갑질 사건은 거래상 지위여부부터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까지 복잡하게 따져야 하는 전문적인 분야라, 공정위가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출처 : 이데일리(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614166628949208&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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